1. 조립식 가족 줄거리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는 홀아버지와 사는 주원은 구김없고 해맑은 아이었습니다. 그녀의 타고난 성품도 있었겠지만, 그녀의 아버지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유치원에서 친구들이 엄마가 없다고 놀려도, 아빠가 홀아비라고 손짓해도 그녀는 꿋꿋하고 강단있게 맞서 싸웠습니다. 그런 그녀가 원하던 것은 딱 하나, 오빠 였습니다. 항상 오빠를 갖고 싶다고 이야기 했지만 홀아버지인 정재가 들어줄 수 없는 소원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주원의 동네에 한 가족이 이사를 오게 됩니다. 이 가족은 어딘지 날카로워보이는 엄마, 그런 그녀의 눈치를 살피는 아빠, 그리고 어린 아들 산하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사교성 좋은 정재는 이 가족들에게 가벼운 농담조로 이야기를 건네지만, 날카로운 엄마는 싸늘하게 답하고 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어 붙어버렸습니다. 그러나 이 분위기를 알 리 없던 주원은 산하를 보며 오빠가 생겼다며 그저 행복해 합니다.
주원과 정재는 새로 이사온 가족에 대해 관심이 많았지만, 선뜻 다가설 수는 없었습니다. 그 가족에겐 아픈 비밀이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었던 아빠는 언제나 바빴고, 딸과 아들을 오롯이 돌봐야했던 엄마는 우울증으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산하와 여동생 둘만 남은 집에서 사건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산하의 여동생이 사망하게 된 것입니다.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은 가족들은 모든 것을 잊고 새로 시작하기 위해 새로운 동네로 이사 온 것이었습니다. 설상가상, 산하의 엄마는 자신이 자리를 비운 것은 생각지도 않고 동생의 죽음이 전적으로 산하의 탓이라 화살을 돌리고 있었습니다. 엄마의 가스라이팅으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산하는 자신으로 인해 엄마도 떠나버리진 않을지 전전긍긍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산하의 엄마는 정말로 산하를 버리고 떠나게 됩니다. 이를 본 주원은 산하의 엄마에게 달려가서 산하를 버리는 거면 자신이 가져도 되냐 물어봅니다. 자신의 뒤에서 눈물 흘리는 산하는 살피지도 못한채, 자신에게도 오빠가 생겼다며 그저 좋아하던 주원입니다. 훗날 주원이 말하기를, 이 순간을 가장 후회하는 순간이었노라 말합니다.
그렇게 산하는 정재, 주원 부녀와 가깝게 지내며 서로 가족과 같이 의지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홀아비였던 정재를 불쌍히 여겼던 동네 아주머니가 정재에게 맞선을 제안합니다. 맞선 상대는 근처 도시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며 아들 하나를 홀로 키우는 홀어머니 서현이었습니다. 정재는 서현의 등장에 두근거림을 느꼈고, 이를 직감적으로 느낀 주원은 결혼은 절대 안된다며 결사반대 합니다. 서현이 데려온 남자아이는 해준이었는데, 주원이 그리도 갖고 싶어하던 오빠였음에도 불구하고 아줌마에게 아빠를 뺏길까봐 해준을 미워합니다. 정재는 그들과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해준과 서현은 다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얼마 뒤, 서현에게 다급히 전화가 왔고 그녀는 망설이다가 정재에게 돈을 빌려달라 청합니다. 정재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녀가 빌려달라한 돈을 보내주었습니다. 어딘가 석연치 않음을 직감한 정재는 서현의 동네를 찾아가봅니다. 그 곳에서 서현은 온데간데 없고, 해준은 이모의 집에 맡겨진 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엉망진창인 집과 라면만 먹던 해준을 본 정재는 망설임 없이 해준을 데려오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게 정재는 산하, 해준, 주원 세 아이를 거두어 키우게 된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은 고등학생이 되었고, 그 시간이 지나는 동안 산하와 해준의 엄마는 소식도 없었습니다. 다만 경찰인 산하 아버지와 정재가 서로 의지하며 아이들을 키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주변에서는 산하, 해준, 주원의 관계가 대체 무엇이냐 물어보지만 주원은 꿋꿋하게 '우리는 가족'이라고 외칩니다. 그러나 실제 가족은 아니었기에 늘 불만이었던 주원은 서류상으로도 가족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공부를 잘하던 산하는 의대를 지망하였고, 해준은 농구를 뛰어나게 잘하였지만 둘 다 대도시로 떠날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과 함께 살아야한다는 일념으로 더 큰 꿈은 포기한 채 우물안 개구리의 삶을 선택하려 합니다. 그러나 그 때, 산하에게는 친엄마가 나타났고 해준에게는 친아버지가 나타납니다. 산하에게 모든 화살을 돌렸던 산하의 엄마는 여전히 이기적이었습니다. 자신에게 문제가 생기자 산하에게 자신을 돌보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라와 돌봐달라고 합니다. 엄마의 청을 거절할 수 없었던 산하는 결국 서울로 대학을 진학하게 됩니다. 해준 역시 미국에서 농구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겠노라 약속한 친아빠를 따라 미국행을 결정하게 됩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섭섭함을 느낀 주원은, 우리는 진짜 가족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긴 시간동안 서로 연락도 하지 않고 남남으로 지내는 동안, 주원도 성인이 되어 케이크 가게 사장님이 되었습니다. 여느날과 같이 일상을 이어가고 있던 그 때, 갑자기 산하와 해준이 나타납니다. 그들은 이제 다시 돌아와 함께 살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미 수년전 마음을 다친 주원은 그들에게 거리를 둡니다. 그러나 그들이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알게된 후에는 다시 마음을 열었고 예전의 해맑던 주원으로 돌아와 오빠들과 사이좋게 지내게 됩니다.
사실 산하는 아주 오래전부터 주원을 동생 그 이상으로 생각하며 사랑의 감정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알 리 없었던 주원에게 마음을 전했고, 혼란스러워하던 주원도 이내 산하의 마음을 받아들이고 연인으로 발전합니다. 둘의 애틋하고 달달한 연애를 보고 있노라면 절로 미소가 지어질 지경입니다. 산하의 엄마는 끊임없이 산하를 괴롭히며 자신의 옆에 두려고 하지만, 산하는 이제 본인의 몫은 끝났다며 주원의 곁에 있겠노라 다짐합니다.
해준의 엄마인 서현에게도 사연이 있어 그동안 해준을 찾아오지 못했음이 밝혀집니다. 서현은 돈을 벌기 위해 서울로 올라갔지만,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며 감옥에도 다녀오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해준에게 피해를 주게될까봐 차마 다가가지 못하고 먼발치에서만 지켜보았는데, 해준은 모든 전말을 알고나서 서현에게 먼저 손을 내밉니다. 그렇게 서현은 해준의 곁에 돌아오게 되었고 더 나아가 과거 끌림이 있었던 정재와 결혼까지 하기로 합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고 더이상 조립식 가족이 아닌, 진정한 가족이 되면서 드라마는 막을 내립니다.
2. 세상에 이렇게 좋은 사람이 또 있을 수 있을까?
드라마를 보는 내내 정재라는 인물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사람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여러차례 자문해보았습니다. 남의 아이를 내 아이처럼 돌보고 먹이고 사랑을 쏟아부어줄 수 있다니... 내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에 부칠 때가 많은데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참으로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조립식 가족 드라마의 주인공은 주원과 산하, 해준이라 생각했지만 드라마를 다 보고난 지금은 정재가 진정한 주인공이 아닐까 싶습니다.
3. 총평
조립식 가족은 정말 오랜만에 마음 편안하게 시청한 드라마입니다. 편안한 분위기와 따뜻한 사람들, 끈끈한 가족애를 느낄 수 있어 즐겁게 볼 수 있었습니다. 자극적인 드라마가 넘쳐나는 요즈음, 제게 큰 힐링을 준 드라마이기도 합니다. 힐링이 필요하거나 마음을 쉬고 싶을 때 보기 좋은 드라마로 조립식 가족을 적극 추천합니다.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